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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호환 시스템?


IBM도 PC를 만든다. 사진은 그들의 PC인 Aptiva. 그러나 이것은 '표준을 규정'하지는 못한다.
(c) Copyright by IBM

이전 강좌에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IBM은 IBM PC의 출시와 함께 하나의 플랫폼을 규정하였고, 이는 하나의 독자적인 표준을 정하는 격이 되었다. IBM PC의 초기, 즉 1980년대에는 이러한 것이 어느정도 맞아떨어졌고, PC라는 것은 곧 IBM 호환기종이다라는 등식이 그대로 성립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PC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것은 누구인가를 따져보도록 하자.

 

IBM도 분명 PC를 만들기는 한다. 하지만 그 시장점유율은 극히 희박하기 그지없다. 국내는 물론이거니와 외국에서도 IBM은 PC 쪽에서 시장을 사로잡겠다는 생각은 거의 안하고 있는 듯 하다. 2000년 현재의 PC 시장의 점유율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2000년 1사분기 미국 시장 시장점유율
2000년 1사분기의 미국 PC 시장의 시장점유율
(자료수치는 Computerworld의 기사에서 발췌)

 

1사분기 미국시장의 시장점유율에서, 최고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3사는 바로 Dell과 Compaq, 휴렛팩커드임을 알 수 있다.(각 조사 회사마다 약간씩 틀리기는 하지만, 상위 3사는 언제나 Dell과 Compaq, 휴렛팩커드가 근소한 차이로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IBM은 그 이름조차 올리고 있지 못하다. eMachines조차도 4%나 점유하고 있는데도 그렇다. 미국내 시장이 아니라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면 이 수치는 약간 변동되는데, 월드와이드마켓(Worldwide Market)을 대상으로 한 경우 IBM의 점유율은 6.1%까지 올라간다.

 

 그러나 이것은 노트북 PC를 포함한 것이라는 것을 상기하면 PC시장에서의 IBM의 지명도는 대단히 낮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실, IBM은 미국의 PC 리테일 시장에서는 거의 철수하고 있으며, 그러한 여력을 모두 노트북 시장 및 수퍼컴퓨터 등의 차별화된 쪽으로 돌리고 있다. 이것은 비단 미국내 시장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이는 이미 IBM이 PC 시장에서는 지배력과 인지도를 모두 잃었음을 시사한다.

 

IBM은 확실히 IBM PC라는 것을 처음 만들었고, 1981년 그 발표와 함께 새로운 표준을 확립한 업체이기는 하다. 그리고 그 후 몇년간 PC 표준의 진화와 발전을 주도하였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 이후로 IBM은 더이상 PC 표준에 영향력을 주고 있지 못하다. 이러한 변화는 1987년에 시작된다. 이 이전까지 모든 업체들은 IBM이 만드는 것을 칩셋에서 커넥터, 폼팩터, 케이스, 파워서플라이까지 그대로 만들어서 호환 PC를 제작하였다. 하지만, 이 이후에 IBM은 많은 부분에서 표준을 결정할 권한을 포기한다.

 

그러면, 자연히 왜 PC를 'IBM 호환기종'이라고 불러야만 하는가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흔히 'IBM 호환기종'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x86'호환기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x86이라는 것은 인텔의 프로세서 계열을 의미하는 것으로써 이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자면 PC의 표준은 IBM이 아니라 인텔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과연 PC의 표준을 정하는 것은 누구인지를, 지금부터 찾아보자.


소프트웨어의 표준

 


Windows의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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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의 실수,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

대다수의 사용자들이 '소프트웨어를 가장 많이 만드는 회사' 또는 '가장 유명한 소프트웨어 회사'를 물어보았을 때, 'Microsoft'라고 답변한다. 여기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이견의 여지가 없다. 분명 마이크로소프트는 DOS부터 시작하여 윈도우즈 3.1, 윈도우즈 95/98/NT, 윈도우즈 2000에 이르기까지 일반 사용자용 운영체제 시장은 거의 독식하다시피하고 있다.

 

여담인데, 신문이나 이런곳을 보면 '윈도'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왜 Windows를 '윈도'라고 읽는것일까? 이것은 우리나라 정보통신부에서 그렇게 규정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누가 Windows를 '윈도'라고 읽을까? 심지어 마이크로소프트조차도 윈도우즈 3.1에서 자사의 제품명을 '한글윈도우 3.1'이라고 한글표기를 했는데, 정보통신부는 그것조차 무시하고 'Windows'를 '윈도'라고 읽도록 강요하고 있다. 필자는 도저히 그걸 따를수가 없어서 그냥 '윈도우즈'라고 표기하고 또 그렇게 읽고 있지만 과연 어떤 사용자가 왜 그렇게 발음되는지도 알길이 없고 왜 그렇게 쓰는지도 모르는, 그리고 소프트웨어 제작사도 원치 않던 이름으로 부르는 것을 순순히 납득할까를 그들은 고려해 보았는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심지어 '한글 로마자 표기법'이라던가 하는 그런 방법을 따른다 하더라도 '윈도'는 애매하기 그지없다. 어떻게 부르는가는, 아니 제품이 어떻게 불려질 것인가는 그 제품을 만든 사람이 정하는 것이지 정부가 정하는 것이 아니다. 여하튼 필자는 지금까지 'Windows'를 '윈도우즈'라고 표기해 왔으며 앞으로도 최소한 이 강좌 내에서는 그러햔 표기법을 유지할 것이다.

 

이것은 비단 운영체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윈도우즈라는 운영체제에는 워드패드, 노트패드, 디프래그, 스캔디스크, 지뢰찾기(!), 프리셸(!!) 등 이미 수많은 유틸리티들이(비록 그 기능이 썩 좋지는 않아서 다른 고기능의 유틸리티들이 더 선호되기는 하지만... 아 물론 그중에서도 지뢰찾기와 프리셸은 그 누구도 다른걸 쓰기를 원치 않는 최고의 소프트웨어이다) 윈도우즈 내에 기본으로 번들되어 있으며, 기본 번들프로그램 외에도 실제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사용되는 오피스웨어, 언어패키지 등 역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제품이다.

 

MS Office의 Word는 우리나라를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그 국가 고유의 워드프로세서를 밀어내고 중심적인 워드프로세서로 자리잡았고, 그에 따라서 Office 안에 포함되어 있는 엑셀이나 파워포인트 등의 오피스웨어들 역시 표준으로 자리잡게 된다. 심지어 95~96년도에 넷스케이프가 웹 브라우저로써의 아성을 구축할 당시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지만, 현 시점에서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명실공히 웹브라우저의 표준으로 자리잡았다.(물론 이것은 기능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윈도우즈 안에 이식되어 있어서 윈도우즈와 매우 밀접하게, 신속하게 동작한다는 것과 그렇기에 사용자가 별도로 구입할 필요가 없다는 측면도 같이 작용하고 있다.)

 


Bill G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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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의 개발 초기, 즉 IBM이 PC의 하드웨어 표준을 결정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갖고있을 당시, 그들은 PC를 위한 중요한 소프트웨어의 제작을 거의 다 마이크로소프트에 의뢰하는 외주작업으로 진행하였다. IBM은 단지 하드웨어와 BIOS 부분만을 제작하였고, 디스크 드라이브를 구동하기 위한 DOS와 기본적인 몇몇 어플리케이션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IBM에 제작/납품하는 식이었다. IBM은 운영체제나 소프트웨어 시장의 잠재성을 너무나도 과소평가하였으며, 그래서 그러한 '저이윤 시장'을 그대로 끌고가는 것보다는 외주 형식으로 처리하는 것이 더 이득일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것이 지금까지도 IBM이 저지른 실수 중의 가장 큰 실수로 기록되는 부분이다.

 

 거의 모든 소프트웨어의 제작을 마이크로소프트가 진행하였기 때문에 IBM은 자사의 DOS에 대한 독자적인 권리를 유지하는데 실패하였고, 더군다나 이 권리를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되사오는데에도 실패하였다. 그 결과, IBM 호환 시스템 제작업체로서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일정금액의 수수료만 제공하면 DOS를 사용할 수 있었으며, 가장 먼저 컴팩이 이것을 라이선스하여 MS-DOS를 탑재한 시스템을 출하하였고 이러한 방법은 다른 회사들 역시 MS-DOS를 탑재하기 시작한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갑자기 동일한 MS-DOS를 탑재하고 있는 시스템이 여러 회사에서 동일하게 나오기 시작했으므로 '선택할 권리'를 얻은 것이며, 이때부터 IBM은 다른 회사들 앞에서 길을 제시하는 업체가 아닌, 그들과 동등한 위치에서의 경쟁자로써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IBM의 입장에서는 운영체제에 대한 권리를 마이크로소프트에 넘겨준 단 한번의 실수로 인해서 운영체제 및 소프트웨어 시장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송두리째 마이크로소프트에 넘겨주고, 또한 IBM PC라는 하드웨어 업계에서의 선도적 위치 역시 잃어버리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것이다.

 

Pheonix사와 바이오스의 복제

그렇다면, IBM의 하드웨어는 어떻게 복제되었을까? IBM이 아무리 아키텍쳐를 공개했다고는 하지만 BIOS까지 공개한 것은 아니며, 바이오스 없이 완전한 IBM PC를 복제해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각종 법률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의 경우 저작권법에 의해서 타인이 이를 복제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도록 되었고 확고히 보호받고 있지만 하드웨어의 경우는 단지 특허권이라는 안전수단만을 가지고 있다. 물론 특허권이라는 것은 따내기도 어렵거니와 한번 취득하면 수년간 독점권이 인정되기는 한다. 하지만 그렇기에 특허권을 얻는데 실패한다면 독점권을 주장할 근거 역시 소멸한다. 이것이 바로 IBM PC의 클론이 등장하게 된 가장 중요한 배경이다.

 

 IBM PC에 사용된 각각의 부품들은 이미 기존에 존재하던 것이었다. 프로세서는 인텔의 8088을 사용한 것을 비롯하여, 8284 클럭 제너레이터, 8253/54 타이머, 8259 인터럽트 컨트롤러, 8237 DMA 컨트롤러, 8255 주변기기 인터페이스, 8288 버스 컨트롤러 칩 등이 사용되었고 이들이 바로 IBM PC의 가장 중요한 요소를 구성한다. IBM PC는 모든 부분에서 특허권을 주장한다는 것이 불가능했으므로, 누구던지 위와 같은 부품을 사다가 정해진 회로대로 구성해낼 수 있다면 IBM PC와 대단히 유사한 메인보드를 구성할 수 있었으며, IBM과 호환되는 하드웨어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하였다. 더군다나, IBM PC의 기본 회로 등은 기술자료 매뉴얼에 대단히 상세히, 친절하게 소개되어 있었으므로 사실상 IBM PC의 하드웨어적 구성은 누구에게나 가능하였다.

 

문제는 소프트웨어였다. 소프트웨어의 복제라는 것은 저작권법에 의해서 확고히 보호받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라이선스를 받아야 했다. DOS는 비교적 쉽게 해결되었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마이크로소프트에 라이선스료를 지불하기만 하면 해결되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이오스는 그다지 쉽게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았다.

바이오스(BIOS : Basic Input Output System)는 IBM PC를 구동시키는 가장 근본적인 소프트웨어로써, 메인보드 상에 있는 모든 기기를 직접 컨트롤하는 명령어를 담고 있다. 즉, 기본적인 장비들을 컨트롤하는 디바이스 드라이버의 집합체로 볼 수 있으며, 운영체제는 바이오스를 통해서 각종 장비들을 컨트롤한다. 이것은 IBM만의 기술이었으며, 당연하게도 IBM은 이에 대한 라이선스를 내주지 않았다. 이것을 해결한 회사가 바로 피닉스(Phoenix, 현재 Award에 인수됨)사였다. 피닉스사는 IBM의 오리지널 바이오스를 '그대로 복제하지 않으면서'도 '동일한 기능을 하는' 바이오스를 만들어냈다.

 


WPhoenix사의 의 로고
(c) Copyright by Phoenix

피닉스사는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사용하여 모든 라이선스나 법적 문제를 회피할 수 있었다. 그들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을 2개의 팀으로 나누고, 두번째 팀은 IBM PC BIOS의 소스 코드를 본적도, 이를 연구한적도 없는 사람들로 구성되었다.

 첫번째 팀은 IBM PC의 바이오스에 대해서 가능한한 완전한 동작 분석 리포트를 작성했다. 두번째 팀에서는 이들이 써놓은 리포트를 보고, 이와 동일한 동작을 하는 바이오스를 만들어내기 위해 골몰하였다. 이러한 시도 끝에 만들어진 바이오스는 IBM의 바이오스와 그 코드는 전혀 다르지만(IBM 바이오스의 코드를 전혀 본적도 없는 엔지니어들이 프로그래밍했으므로 코드가 같을 확률은 거의 0에 가깝다) 완전히 동일한 기능을 하였다. 피닉스는 이러한 리버스 엔지니어링에 의한 방법을 '크린룸(Clean room)'이라고 불렀으며, 이 방법을 사용하면, 어떠한 법적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

 사실, 소프트웨어의 리버스 엔지니어링이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으며, 전체 코드의 크기와 프로그램이 수행하는 작업의 종류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리버스 엔지니어링에 소요되는 시간은 엄청나게 증가한다. 그러나 초기의 IBM PC의 바이오스는 단지 8KB의 코드만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동작 역시 단순하였기 때문에 이의 리버스 엔지니어링에는 오랜 시간이나 인력이 필요치 않았고, 피닉스사는 바로 이것을 노린 것이었다. 크린룸 어프로치(clean room approach)에 의해서 한번 바이오스가 만들어진 이후, IBM이 기능을 추가하면 피닉스 역시 같은 기능을 추가하였고, 차례차례 IBM이 만들어나가는 바이오스의 기능을 그대로 따라갈 수 있었다.

 

현재에 와서도 POST(Power On Self Test)나 바이오스 셋업 등을 제외한 순수한 바이오스의 코드는 32KB 정도에 불과하며, 바이오스를 만들어내는 업체는 AMI(American Megatrend Inc.), MR(Micro Research), Award 등으로 늘어나 있다.

 

소프트웨어의 라이선스

피닉스사가 IBM으로부터의 저작권을 사용한 법적 제제를 피하면서도 완전히 동일한 동작을 하는 바이오스를 만들어냄으로써, 각 IBM 호환 PC 제조업체들에게 남은 것은 오로지 소프트웨었으며, 따라서 DOS에 대한 리버스 엔지니어링 역시 시도되었다.

그러나 DOS는 그 자체의 크기도 컸거니와 동작 변수또한 대단히 많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리버스 엔지니어링에 소요되는 시간이 너무나 길었다. 바이오스와는 달리 운영체제는 업데이트가 잦았다는 것 역시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저해하는 요소였다. 하나의 버전을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통해서 만들어내었을 때는 이미 다음 버전의 OS가 나온 후였기 때문에 리버스 엔지니어링의 의미가 퇴색해버린다. 하지만, IBM은 마이크로소프트와 DOS의 독점공급권에 대한 계약을 정확하게 체결하지 않았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라이선스료만 받으면 어느 업체에나 DOS를 공급할 수 있었다. 이것은 각 IBM 호환 시스템 제조사들이 굳이 복잡하고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통해서 별도의 DOS를 만들 필요가 없이 바로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DOS를 구입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도록 해 주었다.

 


Apple사의 PowerMac G4
맥은 오로지 맥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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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매킨토시의 클론이 존재하지 왜 않는가 역시 같은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 사실상 매킨토시 시스템의 복제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매킨토시의 하드웨어는 PC의 그것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단순하며, 따라서 하드웨어의 구성만을 보자면 오히려 복제가 더 용이하다. 그러나 문제는 맥의 OS와 바이오스에 있다. 애플사는 그 어느 업체에도 매킨토시의 바이오스와 OS를 라이선스하지 않았으며(맥 클론에 대해서는 잠시 후에 다시 언급하겠다.) 따라서 매킨토시의 호환기종이라는 것은 제조가 불가능했다. 이 순간에, 매킨토시는 왜 리버스 엔지니어링이 불가능한가라는 것을 상상하는 사용자도 있을것이다.

 

OS는 리버스 엔지니어링이 불가능하다고 치고, 바이오스만이라도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통해 완성하면 하드웨어는 복제가 가능할 것이며, OS는 어떻게든(PC에 사용되는 OS가 자신의 주변에 있는 열대중 최소한 다섯대라도 정품이 깔려있는 시스템을 보신 분은 손들어보시라... 번들로 따라오는 것 빼고. 불법복제를 조장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이 그렇다. 필자? 아.. 그런건 좀....) 사용할 수 있을것이다.

 


MacOS X의 데스크탑 화면
아기자기한 아이콘은 맥만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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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러한 유추의 과정에서 간과한 것이 있다. 바로 매킨토시의 OS는 바이오스와 대단히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바이오스의 크기 자체도 큰 편이라는 것이다. 매킨토시의 바이오스 코드는 대단히 길며, 전체 크기도 크다.

 

이것은 사실상 OS의 한 부분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며, 간결하게 끝나며 작은 크기만을 가지는 PC의 바이오스가 쉽사리 리버스 엔지니어링이 가능했던 것에 반하여 이것은 리버스 엔지니어링이 거의 불가능했다. 바이오스와 OS 자체가 대단히 복잡하다는 것과 이들이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매킨토시의 특징은 다른 사람들이 이를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통해서 복제할 수 있는 길을 완전히 차단하였고 이것은 애플사의 '대단한 호의'가 없으면 매킨토시의 클론을 만든다는 것은 볼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 강좌서 언급했듯, 맥 클론은 잠시동안 존재했던 적이 있다. 96년~97년 사이에 맥 클론을 만들어보고자 하는 노력이 있었으며 애플사에서 좀 개방적인 사상을 가지고 있었던 당시 중역들은 그들의 BIOS와 OS에 대한 라이선스를 허용하기로 결정했고, 몇몇 회사의 맥 클론 제품들이 개발, 판매되었다.

 

 이들 맥 클론 시스템은 기존의 맥보다 저렴한 가격에 보다 뛰어난 기능을 사용할 수 있었으므로 많은 맥 사용자들이 환호성을 내질렀음은 당연한 일이다. 외부 디자인은 당연히 맥보다는 PC에 가까웠다. 기존에 PC에 사용되던 컴포넌트가 그대로, 또는 약간 변형되어서 사용되었음은 물론이다. 이러한 맥 클론 제작업체에는 소니, 파워컴퓨팅(Power Computing), 래디우스(Radius), 모토롤라 등이 있었으며, 이들은 맥 클론 제품군을 위한 개발라인을 만들기 위해서 수백만달러씩을 투자했다. 그러나 비운의 맥 클론은 오래가지 않았다. 판매 시작 얼마 이후 애플사는 급작스럽게 라이선스를 중단한 것이다. 이것은 창립자이자 회장인 스티브 잡스의 뜻에 따른 것으로, 애플사의 '폐쇄정책'을 지속한다는 것을 선언한 것이다. 이후는 앞서의 강좌에서 언급했던 바와 같다.

 

맥 클론의 라이센스 중단 사태로 인해서 많은 업체들은 큰 타격을 입었다.  애플 자사로서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손해를 감수하고 다른 회사들에까지 타격을 입히면서도 라이선스를 중단했다는 것은 폐쇄정책을 사용한다는 한가지 이유만으로는 어딘가 설득력이 부족해진다. 맥 클론의 라이센스 중단 사태는 당시 모토롤라를 비롯한 몇몇 회사가 매킨토시의 용도를 다른쪽으로 전향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데에서 다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애플사는 분명 맥 OS와 바이오스를 함께 라이선스하였는데도 불구하고 몇몇 회사에서 이를 다른 OS를 사용하여(솔라리스가 당시 사용되려던 OS였다) 매킨토시를 구동시키려는 시도를 했다. 구동은 성공적으로 되었지만 이 상태를 방치한다면 자사의 OS 시장을 잠식당할 것이라는 이유로 애플사는 라이선스를 중단한다는 결정을 내리게 된다. 물론 외부적인 이유는 '계약위반'이었다.

 

Microsoft의 지배

결국, IBM은 자사가 DOS에 대한 권리를 직접 소유했던 것이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독점 라이선스를 받기를 원했던 것이 화근이 되었던 것이다. 또한 이 라이선스가 IBM의 의도대로 독점적인 것이었다면 문제가 안 되었겠지만, 문제는 이것이 독점적인 것이 아니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원하는 누구에게나 OS를 판매할 수 있었다.

당시의 모든 IBM 호환 시스템은 당연히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을 라이선스 받아서 사용했으며, 그 이후로는 기존 소프트웨어와의 하위호환성 및 당대에 존재하던 다른 소프트웨어들과의 호환성을 위해서 필연적으로 계속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을 사용해야만 했다. 이렇게 구축되기 시작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성은 윈도우즈 3.1과 윈도우즈 95, 그리고 윈도우즈 98을 거치면서 더욱 확고하게 굳어져갔다. 모든 소프트웨어는 윈도우즈 위에서 구동되며, 하드웨어는 윈도우즈에 맞도록 개발된다. 그리고 모든 하드웨어가 윈도우즈를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는 한 다른 소프트웨어들 역시 윈도우즈 위에서 돌아가도록 만들어진다.(리눅스나 BeOS 등의 다른 운영체제도 물론 존재하지만 그들의 존재는 미미하다.

일반 사용자용 시스템에서 리눅스나 BeOS를 설치한 상태에서 자신이 원하는 모든 작업을 하고 모든 소프트웨어를 구동시킬 수 있는 사용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그 누가 뭐라고 하던 현 시점에서의 소프트웨어의 지배자가 마이크로소프트라는 것은 부동의 사실이다.)


어떤 미디어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적이 있다. '처음에 마이크로소프트는 대양에 떠있는 한척의 배였다. 그러나 지금 마이크로소프트는 바다다.' 이 말이 의미하는 바는 이제 PC용 소프트웨어는 윈도우즈를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배는 침몰할 수 있어도, 바다는 마르지 않기 때문이다.

출처 : Tong - NEEDLE MAN님의 Computing Battle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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